나를 밀어내 주기를 바라며

고백, 고통
"차라리 거센 바람이라도 불어와 나를 한껏 밀어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며칠을 앓아 누워 있었다. 이 글은 그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린 솔직한 기록이자 고통스러운 과정의 편린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이라고 해서 상황이 나아진 것은 없다. 여전히 강박적인 의무감에 이끌려 겨우 몸을 일으켰고, 무엇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책상에 앉아 고통을 씹어 삼키는 중이다.

나를 잠식하는 고통의 정체는 무엇인가? 처음 나를 바닥에 눕힌 것은 육체적인 고통이었다. 글을 쓰거나 다른 수많은 일들을 벌이기 위해서는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나의 두 손과 손목은 더 이상 나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펜을 잡는 것조차 고통스러웠고, 키보드 위로 손가락을 올리는 것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육체의 어둠 속에 갇히자, 자연스럽게 정신적인 그림자가 따라왔다. 어느 누구의 관심조차도 방해로 여겨지는 혼란스러운 상태가 나를 지배했다. 심지어 나를 가장 아끼는 가족들의 염려 섞인 시선조차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동시에, 나의 어지러운 속사정을 짐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만큼은 나 자신이 완벽하게 멀쩡한 상태로 보이고 싶은 역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무너져야만 하는 상황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리 없다. 나는 무엇이 그토록 두려워서 이 절벽 끝에서 간신히 중심을 잡고 무너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가? 차라리 거센 바람이라도 불어와 나를 한껏 밀어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BEHIND STORY

그의 서재에는 며칠째 불이 꺼지지 않았다. 창밖으로 새벽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그는 키보드 앞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음 달 출간될 그의 신작 소설은 이미 출판사와 독자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완벽한 창작의 흐름 뒤에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숨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손목의 시큰거림은 이제 만성적인 마비 증세로 변해 글자 하나를 쓰는 것조차 고문처럼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려 했지만, 육체는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가족들은 그의 상태를 눈치채고 휴식을 권했지만, 그는 그들의 걱정조차 자신을 나약하게 만드는 방해물로 여겼다.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이들에게 완벽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그의 몸을 채찍질했다. 이 고통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작품을 완성하는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동시에 이 모든 짐을 내려놓고 싶은 격렬한 충동에 시달렸다. 그는 차마 자신의 손으로 펜을 놓을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간절히 바랐다. 예상치 못한 어떤 거대한 힘이 나타나, 이 모든 압박과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강제로 해방시켜 주기를. 마치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자신을 거대한 바람이 밀어 떨어뜨려 주기를 바라듯이 말이다. 이 글은 그가 잠시 의무감의 끈을 놓고, 무의식중에 터져 나온 절규를 담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