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에 편승한 것은 죄인가?

"시스템에 편승하는 것이 죄라면, 우리 모두 이로 인해 죽어 마땅할 뿐이다"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에 그저 올라탄 것은 나쁜가?
존재하기에 오른 시스템이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한가?
공고히 지켜진 시스템은 그 누구도 의심만 할 뿐, 파괴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잘못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그 시스템에 오르려 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올랐던 사다리를 차버리는 것, 계단을 가로막는 것 그리고 시스템의 벽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이기심은 끝이 없으며, 탐욕은 무한하게 커지기만 할 뿐이다.
시스템에 편승하는 것이 죄라면, 우리 모두 이로 인해 죽어 마땅할 뿐이다.
그것은 자유로운 인간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선택이다.
아무도 욕하고 막을 수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문을 통과한 이들의 눈빛은 언제나 같았다. 이전의 불안과 초조함은 온데간데없고, 굳건한 확신과 차가운 평온만이 깃들어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자신들이 간신히 붙잡았던 손잡이를 놓고, 그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그 아래에서 발버둥 치는 수많은 얼굴들을 외면했다.
그리고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 문을 더욱 굳게 닫고, 열쇠를 돌리고, 심지어는 보이지 않는 자물쇠를 하나 더 채우는 데 동참했다.
그들의 침묵은 동의였고, 그들의 무관심은 곧 시스템의 새로운 벽돌이 되었다.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나의 미래를 보았고, 동시에 내가 결코 될 수 없는 나를 보았다.
그들이 올라선 곳은 더 이상 희망의 정상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는 견고한 요새였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그저 혼돈이며, 자신들의 안락함을 위협하는 잠재적 경쟁자들로 가득 찬 아수라장이었을 뿐이다.
그토록 갈망했던 그들의 자리는, 결국 타인의 절망 위에서 세워진 위태로운 왕좌였다.
그 광경을 보고도, 나는 차마 그들을 비난할 수 없었다.
나 또한 그 문 앞에 서서, 똑같은 유혹과 마주했었음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