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짐을 놓고 홀로 가는 남성
"차라리 이제라도 두 손을 활짝 편 뒤에 그 모든 것을 털어내고,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본래 우리는 아무것도 쥐지 않은 빈 손으로 세상에 태어났음을 망각한 것일까요. 해가 거듭될수록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손에 쥐려 하고, 그 욕망은 멈출 줄 모릅니다. 때로는 두 손으로도 모자라 기어이 커다란 수레를 끌고 와 제 몸보다도 큰 산을 쌓아 올리며 힘겹게 짊어지고 가는 이들도 보입니다. 그 짐의 무게는 보는 이마저 숨 막히게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형체 없는 두려움을 마음에 반절쯤 품고 살아갑니다. 그 두려움이라는 짐은 앞선 이가 수레에 담은 유형의 짐보다도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욕심과 불안으로 가득 찬 마음은 우리를 짓누르고, 그 무게는 삶의 모든 순간을 무겁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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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들은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놓치고 맙니다. 봄을 알리는 화사한 꽃들과 싱그러운 바람, 촉촉한 비와 몽글몽글한 구름의 아름다움을 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과 시원한 소나기를 품은 먹구름, 그리고 청춘의 열정이 맺힌 땀방울의 반짝임 또한 볼 수 없습니다. 가을을 수놓는 황홀한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 고독하지만 평화로운 여유는 이들에게서 더욱 깊이 숨어 버립니다. 겨울의 눈 덮인 고요한 산과 입김 서린 차가운 공기, 온 세상을 덮는 포근한 추위마저 알 방도가 없을 것입니다.

제 앞과 옆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자연의 순환과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알지 못하는 것이, 단지 손에 꽉 쥐고 있는 것들과 마음에 품은 무거운 짐들 때문이라니, 실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차라리 이제라도 두 손을 활짝 편 뒤에 그 모든 것을 털어내고,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모든 순간을 오롯이 느끼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탐미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가벼움과 평온,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BEHIND STORY

저의 삶 또한 한때는 이 글에서 묘사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쫓기듯 바쁜 일상 속에서 저 역시 무언가를 끊임없이 움켜쥐려 애썼고, 보이지 않는 불안과 기대감에 짓눌려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익숙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낯선 산골짜기 작은 암자에 머물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처음 며칠은 그저 공허함과 막막함만이 저를 감싸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텅 빈 마음으로 마루에 앉아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의 따스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제가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깨달았습니다.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이 사라지자, 그제야 눈앞에 펼쳐진 계절의 경이로운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벽녘 이슬 맺힌 풀잎의 반짝임, 노을에 물든 하늘의 웅장함,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만한 평온함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이 글은 그렇게, 저 스스로 욕망의 짐을 내려놓고 빈손으로 마주한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발견한 진정한 자유에 대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