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잘생겨야 한다.

합격하는 남성과 그렇지 못한 남성
"어쩌면 외모를 보고 결혼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몹쓸 행위일 것만 같다"

모든 생명체는 진화한다. 단순히 더 멋진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종족 유지에 필요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종족 번식을 위해 성관계를 한다. 그리고 그 행위는 현대에서 결혼이라는 상호 합의 아래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결혼의 전제는 보통 다음과 같다.

'이 사람이 자신과 자식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오늘날은 보통 경제력과 외모, 성격을 보는 것 같다.

그러면 의문이 든다.

먼 미래로 가면 인류는 소위 말하는 외모 기준을 완벽히 충족한 사람들만 남게 될까?

그렇다면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은 일종의 '도태된 형질'이 되는 것일까?

그 형질을 가진 이들은 미래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게 될까?

어쩌면 외모를 보고 결혼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몹쓸 행위일 것만 같다.

숨겨진 유전자가 못생김인데, 그걸 하필 받은 자식이면...

내가 못생겼다는 것은 아니다. 아니, 맞다.

BEHIND STORY

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창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그는 늘 잘생긴 외모로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친구였다.

결혼식 내내 턱시도를 입은 그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고, 아름다운 신부와 함께 서 있는 그들은 그야말로 '완벽한 한 쌍'으로 보였다.

하객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과 축하가 쏟아지는 가운데, 문득 내 어깨에 툭, 하고 놓인 친구의 빈자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그날 밤, 돌아오는 길에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잘생김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평범한 내 모습.

그리고 생각했다. 저렇게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이들만이 미래 세대를 이끌어간다면, 나 같은 존재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들의 자손은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까. 이 사회는 과연 얼마나 더 외모 지상주의적으로 변해갈까.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들은 밤새도록 나를 잠 못 들게 했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떤 불안이, 그날의 결혼식을 계기로 비로소 터져 나온 것처럼.